2024년 여름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다! 세계 곳곳에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날들이 지속되며 인류는 폭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폭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기후변화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의 특징은 기온상승으로서 폭염의 강도와 발생일수를 증가시킨다.
전 세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인류생존의 가장 큰 위협요소인 지구온난화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기온상승은 그칠 줄 모르고 오히려 기세를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1세기 말까지는 평균기온이 1.8~6.4℃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년 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기후변화 대응의 걸림돌로 메탄가스를 언급하며 배출량의 16%가 쓰레기매립지에서 발생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폐기물 분야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5개 분야 중 하나로서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에 본 기자는 지구온난화와 환경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기로 하고 세계 최대의 폐기물 매립지인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기로 결정, 직접 방문하여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 전경
▶조현숙: 안녕하십니까? 과장님!
바쁘신 데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과장님 이력을 보니 환경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셨어요.
우선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데요, 우리나라 폐기물 발생과 재활용 현황에 대하여 먼저 말씀해 주시지요?
▶신병철: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총 18,645만 톤의 쓰레기를 발생시켰는데 이는 5년 전인 2017년에 비해 약 18.9%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지요. 단위 면적당 폐기물 발생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데 풍요로운 생활이 지속되면서 늘어난 소비가 폐기물 배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생활계 폐기물 재활용률은 약 60%로 높다고들 하지만 제가 하역현장에서 폐기물 검사를 하며 시민들이 배출한 종량제 봉투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재생 가능한 폐기물이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폐기물은 또 다른 자원인데 충분히 재생할 수 있는 폐기물들이 그냥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조현숙: 놀랍네요. 쓰레기 발생량이 증가했다고 하셨는데 이는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어난 영향도 있나요?
▶신병철: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생필품부터 기호품, 식사까지 비대면 소비에 의존하게 되면서 일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하였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그때는 식당에 직접 가기보다는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온라인 쇼핑도 활성화돼서 택배 포장재 폐기물도 엄청났었죠
우리가 카페에서 커피를 사면 플라스틱 컵에 담아서 주는 곳이 많잖아요. 우리 국민 한 명이 한해에 사용하는 풀라스틱 컵의 개수가 102개라고 하는데 이를 전부 모아서 차곡차곡 쌓아 올리면 놀랍게도 달까지 가는 거리의 1.5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코로나 전만 해도 한 사람당 소비량이 65개 정도였는데 급속도로 늘어난 셈이죠.
이 밖에도 우리가 생활의 편리를 위하여 손쉽게 사용하는 생수 페트병 사용량도 국민 한 사람당 연간 109개에 이르는데 일회용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장 굴뚝이 뿜어낸 연기를 생각해 본다면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사용 빈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폐기물의 증가는 빠른 속도로 기후와 환경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폐기물을 소각이나 매립 처리하면 필연적으로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됩니다. 따라서 일상생활 속에서 쓰레기 발생을 최대한으로 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와 더불어 어쩔 수 없이 배출된 폐기물은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현숙: 과장님 말씀 들어보니 피부로 느낄 수 있네요.
많은 분이 분리수거 잘하자 일회용 사용하지 말자 등 외치는데 생각보다 배출량이 어마어마하네요.
쓰레기종량제 봉투 안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쓰레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제 알았으니 폐기물 재활용의 필요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신병철: 폐기물을 소각, 매립 등의 처분을 하기보다 재활용을 하면 자원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광물자원의 90%, 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폐기물 재활용이나 자원화가 매우 중요한데 자원과 에너지 절약을 통하여 환경오염 감소와 경제적 이익을 달성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은 수도권의 경우 매립이나 소각이 가능한 부지가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인데 폐기물 매립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과 좀 더 적극적인 폐기물 자원화 노력을 통하여 환경오염도 줄이고 자연자원도 보존할 수 있게 됩니다.
▶조현숙: 저도 당장 오늘부터 종량제 봉투 버릴 때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분리배출 교육이 필요하네요. 어떻게 진행을 하시는지요?
▶신병철: 우리 공사의 분리배출 교육프로그램은 생활폐기물 분리배출요령 및 생활화, 혼합반입 실태강의와 현장견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23년에는 7개 지자체 493명의 공무원과 시민대표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시민대표들과 지자체 폐기물 담당 공무원들이 분리배출 교육을 받고 돌아가서 일상생활 속 분리배출 문화를 지역사회에 확산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프로그램의 취지입니다. 나부터 하자는 작은 실천이 모여서 전 국민적인 분리배출 문화가 조성되는 것이지요.
▶조현숙: 네 지자체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니 굉장히 고무적이네요. 그럼 교육내용을 한 번 살펴볼까요? 일상생활 속에서의 분리배출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신병철: 비행분석 4대 원칙(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는다)을 우선 기억하시고 습관화해야 합니다.
첫째: 용기 안에 내용물은 깨끗이 비우고 배출하고
둘째: 재활용품에 묻어있는 이물질이나 음식물들은 닦거나 헹궈서 배출하며
셋째: 라벨, 뚜껑 등은 별도 제거 후에 배출하고
넷째: 종류별, 재질 별로 섞지 않아야 합니다.
▶조현숙: 네. 우리 각 가정에서 이미 하고 있는데요.
▶신병철: 네.그러시죠. 요즈음 주부님들이 현명하시니까요
각 아파트나 공공시설에서는 비교적 잘되고 있는듯하나 아직도 안 되는 부분이 많아요.
▶조현숙: 네. 다시 한번 상기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럼 이번에는 우리나라 수도권매립지 현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신병철: 수도권매립지는 서울, 경기, 인천 64개 시군구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23년도 기준 하루평균 약 5,500톤의 생활폐기물, 사업장 일반폐기물을 반입 처리하였습니다.
총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5.5배 크기로 제1, 2 매립장과 현재 매립이 진행 중인 제3 매립장,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타운, 야생화단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조현숙: 와! 어마어마하네요.
제가 들어오면서 하수 슬러지가 바이오와 발전소 보조 연료로도 쓰인다고 들은 것 같은데 수도권매립지가 진행하고 있는 폐기물 자원화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슬러지자원화 시설
▶신병철: 폐기물은 잠재적 자원으로서 적절한 기술을 통해서 자원물질이나 에너지를 회수하여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 자원화를 통하여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고, 폐기물의 매립이나 소각에 따른 환경오염 방지 효과도 있답니다.
수도권매립지에서는 다양한 폐기물 자원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말씀하셨던 슬러지자원화에 대해 말씀드리면,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하수 슬러지의 안정적 처리를 위하여 슬러지를 고화 처리하여 복토재로 재활용하거나 발전소 보조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요. 침출수와 음식물 폐수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포집하여 발전 및 (슬러지자원화 시설)차량 연료로 사용합니다.
또한,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 가스를 포집하여 50MW 발전시설에서 전기를 생산하는데 그 발전량이 1년 평균 약 25만MWh(2023년 기준) 정도이며 이는 약 7만 2천 가구에 전력공급을 할 수 있는 양입니다. 참고로, 폐기물을 자원화하게 되면 유엔으로부터 탄소배출권도 발급받을 (50MW 매립 가스발전소)수 있는데요,
50MW 발전시설
수도권매립지의 경우에는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 가스의 포집 효율을 높이고 포집된 매립 가스를 자원화(50MW 발전)하여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으며 이를 UN 기후변화협약의 교토 의정서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CDM 사업으로 UN에 등록하여 탄소배출권(CER)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급받은 탄소배출권의 양은 882만 CO₂톤으로 2023년까지 570만톤 거래를 통해 687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였으며 나아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저탄소사회 기반구축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조현숙: 와 대단합니다.
제가 듣기로는 해외까지 전파는 물론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어 해외전문가들이 벤치마킹을 온다고 들었어요. 그 부분을 설명해 주시지요.
▶신병철: 수도권매립지관광공사는 다양하게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첫째 파키스탄, 고형폐기물 공동조사업을 시작으로 필리핀, 러시아, 네팔 등 해외에서 36개의 마스터플랜과 타당성조사 등의 해외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23년부터 국가 온실가스 국제 감축 사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었으며 몽골의 울란바토르시 매립장에 매립가스소각시설 설치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사는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등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폐기물 분야에서 온실가스 국제 감축을 위한 해외사업을 적극 발굴 및 추진할 계획입니다.
실은 제가 해외사업을 위하여 개도국의 매립장을 많이 방문하여 보았는데 환경이 열악한 곳들이 많았습니다.
바닥차수 시스템도 없이 운영되는 매립장들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악취를 발생하며 지역주민들을 병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수도권매립지의 위생매립장 운영시스템을 개도국에 수출한다는 것은 현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며 대한민국의 국가위상을 제고하는 것이고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일입니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지요. 앞으로도 수도권매립지의 해외진출에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조현숙: 장시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가 앞으로도 기후환경변화에 앞장서는 기관이 되기를 바라며, 항상 건승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국내 최초 탄소중립결혼식을 진행한 신병철과장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공사 입사 전에는 한국자금중개에서 탄소배출권 거래 팀장으로 일했으며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 온 인물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탄소중립행사로 개최되도록 기여했던 그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등 다양한 국제컨퍼런스의 강연자, 에너지타임즈 객원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칼럼니스트, 인천교통방송 환경아 놀자 프로그램 패널로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파주시 안전보안관으로 활동하며 지역발전에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세종대학교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인터뷰 / 취재본부 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