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긴급위원회 발표문…“여행 금지 등 권고하지 않아”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발병과 관련해 ‘국제적 공중보건 위기’에 해당하지 않으며 한국에 대한 여행·교역 금지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WHO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제9차 긴급위원회 이후 발표문을 통해 “한국의 메르스는 ‘국제 공중 보건 비상사태(PHEIC·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를 선포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WHO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이동이 활발한 국제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모든 국가는 예기치 못한 메르스 및 기타 심각한 전염병 발병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메르스 관련 제9차 WHO IHR 긴급위원회 발표문(비공식 한글 번역문) 전문.
◆ 메르스 관련 제9차 WHO IHR 긴급위원회 발표문
국제보건규칙(IHR, 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에 입각하여 WHO 사무총장이 주재하는 메르스 관련 제9차 긴급위원회가 유럽시간으로 2015년 6월 16일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긴급위원회 위원과 자문위원의 참석 하에 전화회의로 실시되었다. WHO는 대한민국의 메르스 발병과 관련하여 회의를 소집하였다.
WHO 사무국은 대한민국과 중국의 최근 메르스 확진사례 및 전파 양상, 관련 리스크 평가, 예방 및 관리조치 등을 포함하여 역학적 그리고 과학적 전개양상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긴급위원회에 알렸다. 한국과 중국은 메르스 현황 및 전개양상에 대한 업데이트 된 정보와 평가를 제공했다.
대한민국-WHO 메르스 합동 평가단 활동에 참여했던 긴급위원회 위원과 자문위원이 한국에서의 활동을 통해 관찰한 내용을 공유했다.
긴급위원회는 대한민국의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에 대한 합동평가단의 평가결과가 다음과 같다는 점에 주목했다.
1) 의료진과 일반대중의 메르스에 대한 이해 부족
2) 병원내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가 최적화 되지 않았음
3) 병원의 혼잡한 응급실과 다인병실에서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과 노출기간 증가
4) 여러 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문화 (“의료 쇼핑”)
5) 많은 방문객과 환자가족이 병실에서 머무는 문화로 인해 접촉자들의 2차 감염이 활발
긴급위원회는 한국정부가 IHR의 규정에 따라 중국 정부에 감염환자의 중국여행 사실을 알려준 결과, 중국측에서 환자에 대한 신속한 위치 파악, 격리, 치료 제공 및 접촉자에 대한 격리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긴급위원회는 현재 가용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정보에 따르면 한국 확진환자에게 채취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동에서 채취한 바이러스와 비교할 때 중대한 변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것은 중요하다. 한국의 메르스 전파는 병원시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측면은 효과적인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조치 실행을 위해 보건당국이 항상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현재 지역감염의 증거는 없다. 긴급위원회는 접촉자 추적향상을 위한 광범위한 노력, (잠복기간 동안) 확진자 및 접촉자에 대한 적절한 격리, 검역, 감시 및 여행제한을 포함한 메르스 발병 억제를 위한 지속적인 공중 보건 조치로 확진자 발생이 감소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목했다.
그러나 메르스 전파를 차단하고, 밝혀진 전파경로와 분명한 역학적 관련이 없는 모든 확진사례를 주의 깊게 평가하기 위해 메르스 상황에 대한 집중 감시는 매우 중요하다. 향후 수 주간 메르스 발병 초기에 확인되지 않은 접촉자를 포함한 메르스 확진환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메르스 접촉자가 한국 외 지역을 여행한다는 신고나 소문이 확인되면, 다른 국가는 주의를 기울여 이에 대해 신속히 확인해야 한다.
긴급위원회는 주변 환경오염, 열악한 환기시설 및 기타 요인 등이 메르스 전파에 미친 영향을 포함하여 메르스의 사람 간 전파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와 관련한 지속적인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긴급위원회는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가 이동이 활발한 국제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모든 국가는 예기치 못한 메르스 및 기타 심각한 전염병 발병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는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현 상황을 통해 보건 분야와 항공과 같은 주요 다른 분야의 협력과 소통 강화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긴급위원회는 이전의 권고가 유효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합동평가단 권고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현했다.
긴급위원회는 현재 상황은 국제적인 공공보건위기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긴급위원회는 한국정부가 메르스 발병이 감지하고, 대응체계를 구축한 후 메르스 관리를 위한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조치에는 접촉자 파악 및 적절한 격리와 감시를 위한 다양한 방법의 동원 뿐만 아니라, 확진자 및 잠복기간에 있는 접촉자의 부적절한 이동을 제한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포함된다. 이러한 노력은 합동평가단의 권고를 반영한 것이다.
WHO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의 조언과 현재 가용한 정보에 기초하여 위원회의 평가를 수용하고, 노고를 치하했다.
WHO는 여행 및 무역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권고하지 않으며, 현재 시점에서 입국 시 별도 심사는 불필요하다고 간주한다. 메르스 발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메르스 및 그 증상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는 노력은 적절한 공공보건조치이다.
WHO는 긴급위원회 위원들과 자문위원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긴급위원회는 필요시 다시 소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