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방문 간담회…“예산 일부만 편성 등은 눈가림에 불과”
황교안 국무총리는 28일 “일부 교육감들이 시도교육청의 재정이 어려워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공약에는 1조 6000억원을 편성하고 있는데 이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외면하고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총리는 이날 종로구 생명숲 어린이집을 방문해 누리과정 예산편성 관련 간담회를 하며 “누리과정 예산은 교육감의 재량이 아니라 유아교육법령, 지방재정법령 등에 따라 시도교육청이 반드시 편성해야 되는 엄연한 법령상의 의무지출경비”라며 이 같이 밝혔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 생명숲어린이집에서 어린이집 원장, 유치원 교사, 학부모 등 누리과정 관계자들과 가진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황 총리는 “누리과정은 지난 2012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유아교육과 보육의 공통과정을 국가가 책임지되 소요되는 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추진하기로 당시 시도교육감들도 찬성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작년 10월에 이미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소요되는 누리과정 예산 4조원을 시도교육청에 교부했고 올해 지방교육재정은 세수여건 개선으로 전년대비 1조 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전입금도 시도교육청에서 주장하는 10조 1000억원보다 1조 2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의 57% 가량을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하지 않은 시도 교육청의 예산상황을 점검해본 결과 낭비요소 등을 절감하면 누리과정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도교육청은 1500억원에 이르는 인건비를 과다하게 편성하고 매년 500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불용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황 총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의무지출경비인 누리과정은 몇 개월분조차 편성하지 않으면서 모든 문제를 중앙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볼모로 하여 정치 이슈화하려는 의도로 밖에 달리 볼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 황 총리는 “일부 시도의회에서는 그간 문제없이 편성해오던 유치원 예산까지도 삭감하고 최근에는 시도교육청에서 누리과정 예산의 일부만을 편성하거나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비만을 편성하려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한 순간을 피하려는 ‘눈가림’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 예산은 국민의 혈세에서 나온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관련법령에 따라 필요한 경비 전액을 이미 교부했으므로 지방정부에서는 당연히 이 예산에서 누리과정 경비를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는 “그럼에도 시도교육청과 시도의회가 중앙정부에 대해 추가적으로 더 많은 예산을 달라고 부당하게 요구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더 많은 혈세를 거둬들이라는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연례행사처럼 매년 되풀이되는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문제를 지켜만 볼 수 없으며 이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고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시도교육청과 시도의회는 유아교육법령, 지방재정법령에 따라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