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성역 없이 철저히 파헤쳐야

 

이재봉 대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수사를 준비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는 수사팀장, 특검보 등 수뇌부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 수사 준비에 나선다. 그동안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었던 드루킹 사건의 실체와 의혹 규명은 특검의 몫이 됐다. 허익범 특검팀은 2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 본격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수사기간은 60일이고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 연장될 경우 9월 말 종료된다.

특검의 임무는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전모를 밝히고 불법 행위자들을 처벌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여론조작 과정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불법자금이 오고 갔는지 등을 밝히는 것이다. 경찰 수사 등을 통해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당선자,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연루돼 있다.

그러나 드루킹이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지 3개월여가 흐른 데다 부실수사 논란이 일 정도로 핵심 증거들이 제때 확보되지 않아 특검의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청와대 조사 결과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를 규명할 수 있는 건 특검팀뿐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드루킹 김동원씨는 언론에 보낸 옥중 편지에서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한 댓글조작을 김 경남지사 당선자의 사실상 승인 아래 했고, 그 내용도 보고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의 수사축소 의혹까지 제기했다. 송 비서관은 대선 전까지 드루킹을 수차례 만났고 사례금까지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백 비서관은 오사카 총영사 추천인사 면접을 봤다.

지난해 대선 때 드루킹 등의 불법 댓글 조작이 있었는지, 김 당선자 등 정권 핵심 인사들이 배후로 관여했는지가 특검 수사의 초점이 될 것이다. 드루킹 일당은 대선 7개월 전인 2016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9만여건의 기사에 댓글 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있다.

이번 사건은 경찰과 검찰의 부실·축소 수사로 통신기록 등 핵심 증거들이 많이 사라진 상태다. 앞으로 적잖은 난관이 있겠지만 특검은 소명의식을 갖고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특검이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 많아 걱정스럽다. 험로가 예상되지만 정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검경의 날림수사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

드루킹 사건의 실체와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여론조작은 여론에 기반해 작동되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다. 특검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여론조작 세력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여론조작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권력 실세에 대해서도 성역 없는 수사를 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특검의 특별한 능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편파, 부실 수사는 그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다. 허 특검팀은 스스로 규정한 대로, 정치적 사건인 만큼 사건 뿌리까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허익범 특검인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해 국민의 의혹을 규명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