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채용”..삼성전자, 10개大와 ‘반도체 대군’ 키운다

[단독]

삼성전자가 전국 주요 대학 3학년 이상, 석사 2학기 이상을 대상으로 졸업 즉시 반도체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핵심인재를 키운다. 중국의 반도체 인력 확보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국내 우수 인재 빼가기가 노골화된데 대한 정면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전국 10여개 대학과 향후 4년간 취업 연계 반도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2022년까지 학교당 80여명의 반도체 관련 학과 학생을 선발해 현장 실무교육을 가미한 특수교육을 제공해 졸업과 동시에 전원 삼성전자 DS분야에 취업시킨다는 내용이다.

선발 인원수는 대학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향후 4년간 대학별로 80여명으로 800여 명의 ‘반도체 대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선발 대상은 올해 1학기 기준으로 이공계열 전공자 중 학부 6학기 이상, 석사 2학기 이상이다. 선발된 학생들은 반도체 이론은 지도교수에게, 현장 실무능력은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으로부터 전수받는다. 삼성전자 DS부문 취업 보장과 함께 재학 중에는 각종 장학금도 지급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대학을 돌며 반도체 맞춤형 교육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전자가 운영했던 산학협동 프로그램인 정보통신 트랙 등을 세분화해 이번에 확대 개편한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은 반도체 전문인재 양성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이 과정을 마친 학생은 다른 기업 입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단기간에 즉각 현장 투입이 가능한 이번 반도체 핵심인력 확보 방안과 별도로 대학 신입생 때부터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계약학과 운영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과 졸업생을 100% 삼성전자가 채용하는 조건의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연간 400억원 수준의 산학협력 규모를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산학협력 프로그램과 계약학과 설립에 들어가는 비용은 여기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인재풀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은 중국을 견제해 반도체 분야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 반도체 우수논문’ 중 51편을 차지해 이미 반도체 이론 분야에서는 한국(19편)과 2배 이상 앞서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