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요금 815만원’…일본 경제 보복에 지자체도 뿔났다

‘8월 일본인 관광객 초특가 요금 815만원’. 고래바다여행선을 운영하는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은 최근 선착장과 인근 광장에 이런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일본인에게 실제 이 요금을 받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항의하기 위한 목적이다.

광주시의회 청사 외벽에는 지난달 31일 ‘NO JAPAN’ 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부착됐다. 시의회는 일본 불매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이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전국 지자체로 번지고 있다.

고래바다여행선을 운영하는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은 4일 “최근 선착장과 인근 고래박물관 광장 등 2곳에 ‘8월 일본인 관광객 초특가 요금 815만원’이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고래바다여행선은 배를 타고 약 3시간 동안 울산 앞바다를 운항하면서 동해에서 유영하는 고래를 보는 관광상품이다.

현수막에는 ‘초특가 요금안내’라는 글과 함께 ‘단체할인 미적용’이라는 문구도 씌여있고, 현수막 오른쪽에는 일본 불매운동 상징물도 그려져 있다. 남구도시관리공단은 “815만원은 광복절(8월15일)을 뜻하는 상징적인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수막에 적힌 것처럼 일본인 관광객에게 815만원의 요금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한국인과 같은 요금을 받는다. 고래바다여행선 이용요금은 어른 기준 1인당 2만원, 20명 이상 단체는 1만5000원이다.

도시관리공단 관계자는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불매운동에 관한 국민적 정서의 표현일 뿐”이라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홍보하는 것이지, 일본인 관광객을 배척하는 것은 아닌 만큼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광주시의회는 최근 청사 외벽에 가로 22m, 세로 3.5m 크기의 대형 ‘일본 제품 불매’ 현수막을 걸었다. 현수막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상징하는 ‘NO JAPAN’ 이 쓰여 있다. 또 ‘가지 않겠습니다! 먹지 않겠습니다! 사지 않겠습니다!’ 라는 일본 제품 불매 구호도 적혀 있다.

광주시의회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항의하고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을 위해 현수막을 제작했다”면서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국내 공공기관 청사에 불매운동 현수막을 건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광주시의회는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배상할 때 까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시의회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독립운동을 하는 비장한 각오로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 규제를 강력히 규탄하며, 보복 조치의 즉각 철회와 한국 사법부의 준엄한 판결에 대한 전범 기업의 실천적 이행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주시의회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가해자가 피해자를 경제로 겁박하는 국제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추악한 외교”라며 “일본 정부는 결자해지의 원칙으로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자국에 있음을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의원들은 “우리는 불매운동 참여 등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실천과 민주·인권·평화 도시로서의 모든 임무를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면서 “일본이 모든 문제를 원위치에 돌려놓지 않은 이상 광주시민은 오늘의 의로운 행동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