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취약한 복지 수준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대표적인 현상은 노인 빈곤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노인인구는 올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들어섰다. 2025년 20%, 2035년 28.7%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노인들은 절반 이상이 여생을 가난 속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노인들은 돈을 벌수 있는 여건이 어렵기 때문이다. 노인빈곤을 비롯한 자살 등 노인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노인의 삶의 질은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 노인 2명중 1명이 빈곤에 시달리다 보니 은퇴한 후에도 생활전선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노인자살률이 OECD 최고라는 불명예도 갖고 있다.
노인문제는 복지–건강–가족관계 등 복합적으로 연관성을 갖고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노후를 떠올리면 기대감이나 희망을 갖기보다는 우울, 두려움, 비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경제적인 능력일 것이다.
노인들의 삶을 암울하게 하는 노인빈곤, 독거노인, 노후질병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빈곤에 시달리던 독거노인이 질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배우자의 병수발을 하던 노인이 배우자를 죽이고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는 사건이 빈발할 개연성이 크다. 전체노인의 33%가 우울증을 알고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문제 등으로 10명중 1명은 자살을 생각했다.
노인들을 빈곤의 늪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공적연금 강화 등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짜야 한다. 노인들의 가난은 지금 노인 세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노인 세대로 이어져 노인 빈곤이 사회문제로 고착화될 수 있다. 노인들의 소득보장을 위해서는 다층 구조의 소득보장 제도를 마련하여 노인들이 보다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독거노인, 노인부부 가구는 높아지고 있다. 전체의 3분의2가 혼자 또는 부부 둘이서 살고 가족이 함께 사는 경우는 전체의 3분의 1도 안 된다. 정부는 물론 사회 각 계층의 중의를 모아 노인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될 시점이다.
고령화를 단순하게 노인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행복한 노후는 노인들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모든 세대가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현 상황에서 국민의 노후 준비를 포함해 노인문제 전반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노인 일자리 창출, 건강보험 개혁, 노인복지 강화 등에 걸친 구체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노인 일자리 지원은 노인이 혼자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만큼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 노인문제를 국가와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한다. 노인복지시스템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노인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선진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