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구강 노쇠’ 정도를 보면 사망 위험을 살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이지마 교수가 발표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여섯 가지 항목을 자가진단하는 것으로 구강 노쇠를 알 수 있다. 이이지마 교수팀은 65세 이상 노인 2000여 명을 조사했다. 연구를 통해 ▲치아가 20개 미만으로 남았다 ▲씹는 능력이 예전에 비해 조금이라도 떨어졌다 ▲’타’ 발음을 1초에 여섯 번 이상 할 수 없다 ▲혀로 입천장을 세게 누르는 게 힘이 든다 ▲딱딱한 음식을 보면 ‘씹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액체를 삼킬 때 사레가 자주 걸린다 등 여섯 개 문항 중 세 개 이상 문항에 해당하면 ‘구강 노쇠’가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구강 노쇠 노인은 여섯 문항 중 한 문항에도 해당하지 않는 노인에 비해 4년 후 사망률이 2.35배로 높았고, 한두 개에 해당하는 노인에 비해서는 1.88배로 높았다.
구강 노쇠가 있으면 음식을 잘 씹지 못 해 소화가 잘 안 되고, 영양 흡수도 제대로 안 이뤄진다. 특히 육류 섭취를 잘 못 해 근육량이 줄어들기 쉽다. 이런 것들이 신체 전반의 기능에 악영향을 끼쳐 노쇠를 촉진하고, 사망률을 높였을 것이라는 게 이이지마 교수의 설명이다. 이이지마 교수는 “노인은 평소에 구강 관리에 신경써서 치아, 잇몸, 혀 등이 제 기능을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하라”며 “구강 노쇠가 의심되면 치과 진료를 통해 저작·연하 기능 등을 개선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 원장원 사업단장(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우리나라 노인에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이라며 “씹거나 삼키는 기능을 제대로 못 하면 노쇠 위험이 올라가고, 노쇠하면 여러 질병이나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구강 건강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경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