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을 따라 선운사까지

천년의 사랑을 품고 활짝어난 상사화

선운사에는 속삭이는 이야기가 있고, 체험이 있으며, 다함께 즐길 수 있는 고창 선운사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선운사의 꽃무릇 축제에 수많은 방문객이 예쁜 꽃무릇이 상사화라 부르기도 한다는걸 아는 내방객은 많지만 꽃무릇은 꽃과 잎이 절대 만날 수 없고 꽃이 지고나면 난초와 같은 잎이 돋는 서글픈 꽃이라는 사실을 아는 내방객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또한 꽃무릇 군락들을 4계절 감상할 수 없고 축제기간 중에 찾아가야만 꽃무릇 무리의 아름다움을 감상 할 수 있다.

기자가 찾은 날인 9월30일에는 꽃무릇 군락이 화사하게 반겨주었고 꽃무릇 세상으로 안내했다 매표소와 일주문을 지나자 숲속 곳곳에 피어난 꽃들이 방문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선운사 앞을 흐르는 개울 도솔천 옆 숲속에도 온통 꽃무릇 군락이 무리지여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처럼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연신 카메라에 담기 바쁜 사람들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다

사찰 주변에 꽃무리 군락은 옛 시절에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옛날 어느 선사에 젊은 스님이 속세의 아리따운 처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 짝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스님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고 그 스님의 무덤에 붉은 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반대로 어떤 처녀가 수행하는 어느 스님을 사모하였지만 그 사랑을 전하지 못하고 시들시들 앓다가 눈을 감고 말았는데 어느 날 그 스님 방 앞에 이름 모를 붉은 꽃이 피어났고 사람들은 상사병으로 죽는 처녀가 이 꽃이 된 것이라고 했다는 이야기 전해오고 있다

그래서 인지 상사화는 뿌리로 즙을 내고 꽃으로 물감을 만들어 탱화나 단청을 할 때 사용하면 방부제 성분 덕분에 좀이 슬지 않고 잘 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단청을 하고 탱화를 그리는 절집주변에 많이 심었고 이것이 번져서 군락을 이뤘다는 것이다.

독특한 생리와 특징을 지닌 꽃무리는 여러 가지 불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도 해석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상사화는 “천년사랑을 품다”라는 축제로 불리기도 한다. 상사화는 9월부터 선운사 와 인근 불갑사 등에도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꽃무리 군락지를 자랑한다.

이곳 선운사에 주말에 찾은 많은 관광객들 중에 눈에 띄는 서산에서 선운사를 찾은 음암초등학교 40회 동창들이 선운사를 찾아 우정을 나누는 모습들이 상사화 꽃과 어우러져 기자는 부러웠고 친구들과 돈독하게 되새기는 우정을 보았다.

<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