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사면, ‘국민화합’ 차원서 검토해야

이재봉 대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제기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 민주당 내부에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끝에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며 사면 건의시기를 조율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고 친이 친박 인사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여권에선 두 전직 대통령이 아직 국민과 역사 앞에 진솔한 사과를 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이 국민 통합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기는 쪽도 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는 정치를 회복하고 국난 극복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면이 그런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면 대상자가 죄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사실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사면을 용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돼 있는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형 확정 여부가 1월 14일 판가름 난다. 사면은 특정 정치인이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는 문제다. 사면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일지라도 신중해야만 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당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국격은 물론 인도적 차원에서도 사면을 논의할 만하다. 사면 논의를 한다고 해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 다 나이 많고 건강도 좋지 않으며, 수감시설 모두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도 고려해볼 만하다. ‘두 전직 대통령 구속’이란 후진적 상황을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다. 사면 문제는 언젠가는 검토해봐야 할 사안임에 틀림없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고, 또한 국민을 기망하고, 국가를 대혼란에 빠뜨린 데 대한 대국민 사과는 있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7년형의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44개월 동안 수감생활 중이다. 전직 대통령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형 생활을 한 것이다.

나라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로 갈라진 지 오래됐다. 지금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경제 살리기 등에 총력을 쏟아야 하는 위기 상황이다. 이제는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정치적인 관점이 아닌,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이 정부에서 매듭짓는 게 바람직하다. 정파와 정략적인 유불리를 뒤로하고, 진정으로 국민 대화합과 협치를 이루는 사면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사면이 ‘느닷없이’ 이뤄져선 안 된다.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이 뒷받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