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비극 멈춰야 한다

발행인 정상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패륜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정인이 사건’을 비롯해 아동학대에 대한 유사 사건이 전국에서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자비하고 잔혹한 학대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부모가 훈육 차원에서 아동에게 손을 댔다고 하면 관대하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체벌을 정당화해선 안 된다. ‘패륜자식’, ‘패륜부모’라는 단어는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 언제까지 이런 비극이 되풀이될 것인지 참담할 뿐이다.

아동학대는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부모의 그릇된 인식 때문이다. 자식은 부모의 사랑 속에서 만들어 지고 성장한다. 미혼모나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 낙인을 없애야 ‘패륜’도 사라질 것이다.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화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아동학대 10건 중 8건은 부모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영·유아와 아동학대 사건은 우리 사회의 심각하고 특별한 사회병리 현상으로 봐야 한다. 아동학대는 중대범죄다.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

지난 2019년 기준 아동학대 행위자의 유형 중 부모가 75.6%에 이른다는 사실은 ‘아무나 부모가 되는’ 세상을 바꾸지 않고서는 아동학대가 사라지지 않는다. 아동학대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이다.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돌봐야 할 어른들이 아동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멍에를 지우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아동학대 행위는 대부분 상습적·지속해서 이뤄지는 것이 공통적 특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최근 들어 아동학대 행위가 부모에 의해 이뤄지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가정폭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가정폭력·아동학대는 단순한 가정 문제가 아니다.

아동학대 행위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악질범죄 행위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훈육이란 미명하에 아동을 학대하거나 방임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들이 이어지고 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인식부터 전환해야 한다. 아이는 소유물이므로 체벌해도 괜찮다거나 부모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문화는 바꿔야 한다. 섣부른 미봉책만 반복해선 비극을 막을 수 없다.

모든 아이는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고 모든 형태의 학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 책무다. 중요한 것은 아동학대나 방치 등을 경계하는 이웃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아동학대의 예방과 사후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